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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30초의 힐링, 하이쿠 드라마

오늘의 네코무라 씨,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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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스페셜 #7 드라마 <오늘의 네코무라 씨>(channel J, 2020)

고양이 모자를 쓴 마츠시게 유타카의 스틸을 처음 봤을 땐, 재미로 만든 합성인 줄 알았어요. 드라마 <오늘의 네코무라 씨>는 여러모로 파격입니다. 저 엄청난 분장(?)은 둘째치고라도, 2분 30초 분량의 숏폼 드라마라는 새로운 시도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모험에 뛰어든 일본TV 도쿄와 흔쾌히 고양이 모자를 쓰고 꼬리달린 바지를 입은 중견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 그리고 매회 에피소드에 몇 십초 얼굴을 비추는 스타배우들, 마지막으로 주제가를 만든 일본 대표 뮤지션 사카모토 류이치까지, 모두 대단합니다.

<오늘의 네코무라씨>(2020)

on channel J 2020년 4월 24일(금) 첫 방송 방영 금요일 밤 10시 30분

<오늘의 네코무라 씨>는 호시 요리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2분 30초 분량의 실사 드라마입니다. 어릴 적 사랑을 담뿍 받았지만 헤어지게 된 도련님과 다시 만나기 위해 가사도우미 일로 돈을 벌겠다고 나선 고양이 ‘네코무라’가 여러 가정의 다양한 가족을 만난다는 내용입니다. 드라마는 자신만만하게도 원작의 에피소드를 더 압축해버립니다. 드라마의 러닝타임은 2분 30초지만, 드라마가 시작하면 사카모토 류이치가 곡을 쓰고, 주인공 마츠시게 유타카가 직접 노래하는 ‘주제곡’이 먼저 나오죠.

1화는 주제곡에 맞춰 장바구니를 들고 길을 걷는 네코무라 씨의 경쾌한 발걸음을 1분 간 지켜보다가, 네코무라 씨가 가사도우미 구하는 집에 도착해 “고양이는 필요 없다”는 집주인들을 깔끔한 청소 실력과 맛있는 차 한잔으로 사로잡은 뒤, 고르릉 소리를 내며 누워버리는 것으로 끝납니다. 이게 뭘까, 싶지만 자꾸자꾸 반복해서 보게 됩니다. 마치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 같은 드라마라고 할까요.

<오늘의 네코무라씨>(2020)

일본 TV 도쿄의 자신감은 189cm의 장신에도 이 사랑스러운 고양이 분장(?)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배우 마즈시케 유타카로부터 나온 것 같습니다. 이미 TV도쿄와 배우 마즈시케 유타카는 만화 원작의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를 만들어 파격의 도전에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엔 원작 만화 주인공과 전혀 닮지 않았다고 핀잔도 받았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중년의 남자 혼자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드라마가 성공하겠냐는 우려도 있었죠. 하지만 현재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는 일본 신년 방송, 부동의 시청율 1위를 자랑하는 <홍백가합전>(NHK)에 맞선 ‘신년 경쟁작’으로 나설 정도로 시청자의 지지를 얻고 있는 대표 드라마로 성장했습니다. 짧게 더 짧게,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요즘, <오늘의 네코무라씨>가 어떤 성과를 이룰 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시작은 성공적이네요.

editor 박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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