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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이 걸작을 다시 봐야 할 이유는 여전하다

1994년 6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쉰들러 리스트>(1994)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8개의 트로피를 안겼다. ‘상업 오락 영화만 잘 만드는 감독’ 취급 받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사과라도 하듯. <쉰들러 리스트>는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격찬받으로 이후 할리우드 홀로코스트 영화의 디딤돌이자 이정표가 되었다. ‘흥행의 귀재’로 불렸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거장의 칭호가 더해졌다.

<쉰들러 리스트>가 올해로 개봉 25주년을 맞았다. 북미에서 지난 2018년 12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고, 한국에서도 1월 24일(목) 재개봉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북미 재개봉을 맞아 이렇게 말했다. “당시보다 지금이 더 위태로운 시기다.” 집단적 혐오가 폭력의 광기로 폭주하는 세상. 안타깝게도 <쉰들러 리스트>를 다시 봐야 할 이유는 여전하다. <쉰들러 리스트>를 처음 목격하고 전율했던 25년 전 <스크린>도 같은 경고를 하고 있다.

스필버그의 이 걸작 필름은 영원히 남을 역사의 증언이자 오늘날 폭력에 대한 경고이다. 유태인 학살과 같은 과거의 일은 다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니까.

흥행의 귀재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진실’을 스크린에 털어놓은 <쉰들러 리스트>. 구역질이 날 정도로 리얼한 ‘뉴스 영화’같은 이 영화는 숨가쁜 긴박감과 놀라운 절제로 관객을 대학살의 악몽 속으로 빠뜨린다. 196분동안 흑백으로 상영되는 <쉰들러 리스트>는 출연진 모두 폴란드와 이스라엘의 무명배우들이지만, 관객들은 영원히 소년 티를 벗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던 스필버그에게 감격의 박수를 보냈다. 극장을 나오는 관객 모두의 마음 속에 또 다른 쉰들러가 살아 꿈틀거렸기 때문이다.

<쉰들러 리스트>1994

美 고교생 50% 이상 ‘유태인 대학살’ 모른다. 로퍼 오거니제이션 여론조사 기관이 미국인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은 전혀 없었던 일’이라는 조항에 ‘가능하다’가 22%, ‘그런 사실을 몰랐다’의 응답자가 12%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홀로코스트(Holocaust 유태인 대학살)’란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고등학생이 무려 50% 이상이라는 것 이다.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는 바로 이 점에서 또 다른 시각의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전 세계 관객들이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만들어 낸 케네디 암살에 관한 추리를 믿듯이, 관객들은 유태인 학살을 그린 스필버그의 쉰들러 이야기를 또 한번 기억할 것이다. 금상첨화로 나치 시대의 보복이라는 차원을 넘어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일이 오늘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극장을 나오는 관객들은 가슴 깊이 각인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에서 바라는 건 ‘돈’이 아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유태인 학살의 증언’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이다. 바로 영화가 문화를 대변하는 순간이다.

<쉰들러 리스트>1994

영화의 내용은 실화로 배경은 1939년 독일군 점령 지인 폴란드 크라코우 지방이다. 오스카 쉰들러(라이엄 니슨 역)는 이기적인 기회주의자로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한 뒤 많은 재산을 축적한 독일 사람이다. 쉰들러는 꼬냑과 밤의 환락, 그리고 구제불능의 바람둥이, 도박꾼이다. 게다가 당시의 많은 기업인들이 그랬듯이 나치당에 가담하여 나치즘과는 상관없이 재산을 축적, 인생을 즐기는 철저한 사업가다.

그런 그가 자신의 유태인 회계사인 이츠하크 스턴(벤 킹슬리 역)과 가까워지면서 나치의 경악할만한 잔악성에 눈을 뜨게 된다. 어느 날 쉰들러는 온 유럽을 집어삼키려는 나치의 대학살 계획에 치를 떨게 되었고, 자신의 회사에 고용했던 유태인을 나치의 수용소에서 구하기로 결심한다. 그 계획은 성공했고 쉰들러는 1,100명의 유태인을 폴란드로부터 구출해낸다. 지금 폴란드에 유태인이 4천 명도 안 남아 있지만 쉰들러가 구해낸 유태인의 후손은 전 세계적으로 6천 명이 넘는다. ‘한 생명을 구하는 자가 전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내용이 감동적으로 입증되는 순간이다.

글 이우경(프리랜서) | <스크린> 199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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