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TwitterInstagramYouTube1boon

숨만 쉬어도 참 잘했어요

‘작심삼일’이라도 해보자던 신년 다짐도 가물거리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좀 달라지고 싶었는데 역시 ‘이번 해도 망’한 걸까요? 늦지 않았습니다. 새봄이 찾아오는 지금이 마음 먹고 움직이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 <더 스크린>의 ‘다짐 패키지’가 도움이 되실 겁니다. 편집부

다짐 패키지 #3

애플워치4 심호흡 앱

“애플이 인류에 공헌할 분야는 건강”이라고 호언장담한 애플 CEO 팀 쿡은 애플워치4를 ‘운동을 독려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전담 매니저’로 만들 계획이다.

몇 달 사용해보니 꽤 일 잘하고 세심한 매니저다.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알람을 주고, 10분 정도 걸으면 ‘지금 운동 중인가요?’라고 묻는다. 낙상 사고 시 빠르게 대처하는 넘어짐 감지 기능이 추가됐고, 미국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심전도 측정 기능도 한국에서 곧 풀릴 듯하다.

또 하나 심호흡 앱에 힘을 줬다. 애플워치4는 ‘심호흡’ 페이스(배경 화면)를 선택해 언제든 심호흡 운동을 하도록 독려한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할 줄 모를 뿐 ‘숨쉬기 운동’은 진짜 운동이다. 폐에 공기가 꽉 차도록 숨을 깊이 마시고, 길게 내뱉는 심호흡은 폐의 사용량을 늘려주고, 혈중산소농도를 높여 노폐물 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부교감신경작용을 활성화해 심박 수를 낮춰주고 긴장을 풀어준다. 현대인 만병의 원인 ‘스트레스’에 효과가 좋은 초간단 마음 운동법이라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심호흡 앱 조작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잠시 워밍업하고, 동그란 점이 꽃잎처럼 퍼져 스크린을 채우는 동안 들숨을, 조이듯 줄어드는 동안 날숨을 쉰다. 크라운을 돌려 1~5분간 시간을 설정하고, 1분에 호흡 수를 4번에서 10번까지 조정할 수 있다. 익숙해질수록 호흡 수를 줄여서 더 깊고 긴 심호흡을 할 수 있다.

애플워치4 심호흡 앱의 백미는 들숨에 맞춰 손목을 두드리는 진동에 있다. 얕은 숨을 쉴 땐 들숨이 날숨보다 짧다. 심호흡하게 되면 평소와 달리 폐가 뻐근한 느낌이 들 때까지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하는데, 진동이 ‘조금만, 조금만 더’라며 응원하듯 호흡에 맞춰 손목을 두드린다. 그 두드림이 하도 세심해서 몇 분이고 심호흡을 반복하고 싶어진다.

애플워치4, 숨쉬기앱 페이스(바탕화면) © Apple 홈페이지

좋은 점도 많지만,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는 ‘부재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비싼 족쇄’다. 이젠 “전화기가 가방에 있어서…” “일정을 깜박했다” 같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애플워치4도 섬세한 진동으로 뭔가를 계속 ‘하라’고 독촉한다. 메일과 SNS를 확인해라, 약속에 늦지 마라, 통화를 놓치지 마라, 메시지에 답해라, 운동해라, 음악 들어볼래?

그러나 숨쉬기 앱은 잠시 ‘멈추라’고 한다. 움직임을 멈추고 그저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알아차리라고 한다. 호흡 말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비우라고 해준다. 이게 중요하다. 삶의 다짐도 비슷하다. ‘해야 할 일’ 만큼이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 상황에선 효과가 즉각적이다. 심호흡 1분에 머릿 속에서 웅성거리던 소리가 한층 잦아들고, 꼴 보기 싫은 어떤 얼굴도 희미해진다. 심박 수도 조금 낮아진다. 가장 작고 평온한 스크린 운동이 궁금하다면 상단의 동영상을 꼭 한 번 재생해보자. 1분 남짓이면 된다. 그저 숨만 쉬었는데 “잘 하셨어요” 칭찬도 받는다. 더 어려운 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editor 김보이

Post a Comment

재미에도 안목이 있다 <더 스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