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랜시아에서 오늘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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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탄생시킨 신조어 ‘언택트'(Uncontect의 준말, 비접촉) 시대에 등장한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신선하고도 심오한 영화입니다. 언택트와 콘택트, 가상과 현실, 단절과 연결, 아바타와 본체의 경계를 가로질러 현실의 우리 삶에 도착합니다.

10년간 업데이트도 운영자도 없이 방치된 망겜 ‘일랜시아’. 하지만 아직도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도 16년 차 일랜시아 지킴이인 박윤진 감독은 게임 안팎의 사람들을 찾아가 “일랜시아 왜 하세요?”라고 묻습니다. 한국 최초 게임 유저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온오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로드무비인 셈입니다.

이 인터뷰도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가로지릅니다. 16년 차 일랜시아 유저 [내언니전지현]님과 18년 만에 일랜시아에 방문한 [잠복취재]가 게임 일랜시아에서 만난 ([인 게임 인터뷰]어서와요. 방치된 숲 일랜시아)에 이어, 다음날 압구정 한 카페에서 박윤진 감독과 기자로 다시 만났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났던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면 이런 기분이군요!(웃음) 
저는 이런 경험이 많아서, 어색하진 않아요.(웃음)

표현하기 조금 어렵지만, 내적 친근감이 엄청납니다. 게임에서 만나면 캐릭터 뒤에 있는 사람을 상상하게 되잖아요. 어떤 분일까. 
그럼요. 저도 ‘잠복취재’님 뒤의 기자님을 상상했어요. 게임 안에선 너무 귀여우셔서.(웃음) 일랜시아에 들어오려고 계정 만들고, 머리 컬러, 스타일 고르는 모습도 그렇고요.(웃음) 직접 만났을 때 게임 캐릭터와 닮은 분도 있고, ‘저 사람이라고?” 싶은 경우도 많죠.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죠. 현실에서 얼굴을 보고 나면, 게임에서 다시 만났을 때 ‘ㅋㅋㅋㅋ’ 텍스트 뒤로 그 사람의 실제 웃음 소리가 들린다고요.
자연스럽게 캐릭터 뒤에 있는 사람의 이미지가 겹쳐지죠. 하지만 게임 속에서 더 자주 만나다보니, 그냥 캐릭터 자체로 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직접 만났다가 다시 게임에서 만날 때, 이전과 가장 달라지는 건 뭔가요?
게임 안에서는 그 사람의 표정을 못보잖아요. 그래서 계속 추측해야 해요. 어제 [인 게임인터뷰]에서도 농담으로 답해야할 지, 진지한 답을 해야할 지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직접 만나 대화한 경험이 있으면, 캐릭터 뒤의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좀 더 알 것 같죠. 확실히 그 차이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게임 캐릭터에 실제 자신을 투영시키는 건 아니죠. 하지만 옛 클래식 RPG 게임에서는 자신과 캐릭터를 동일시 하는 경우가 꽤 많았던 것 같아요. 
그렇죠. 십여년 전엔 SNS도 없었고, 게임 캐릭터에 나를 더 많이 투영했던 것 같아요. 요새 SNS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꾸미는 것처럼, 그 시절의 우리에겐 게임 캐릭터가 그런 역할을 했던 게 아닐까요? 옛날엔 바꿀 ‘프사’도 없었잖아요.(웃음)

반대로 현실의 나와 완전히 다른 모습의 캐릭터를 만들기도 하죠.  
맞아요. 여러 캐릭터를 키울 수 있으니까 그 중 하나쯤은 정말 자유로운 캐릭터가 있죠. 또 묵묵히 수련하는 캐릭터도 있고. 나를 분화시켜서 하나씩 캐릭터에 투영한 것 같아요. 

박윤진 감독이 선물한 일랜시아 카페 1호 굿즈. 디자인도 카페 회원이 직접 했다.

박윤진 감독에겐 ‘내언니전지현’이라는 캐릭터와 일랜시아라는 공간이 어떤 의미일까요? 
언제든지 마우스 몇 번 움직여서 들어갈 수 있는 마음 둘 곳이 있고, 그곳엔 확실한 행복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 관계와 행복하다는 감정이 현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공허함이 덜 하죠. 요즘엔 일랜시아에 ‘내언니전지현’으로 접속하면 정말 많은 분들이 말을 걸어주세요. 다큐 잘 되고 있냐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정말 고마운데, 가끔은 혼자 있고 싶잖아요. 그럴 땐 다른 캐릭터를 켜서 하고 싶은 걸 합니다.(웃음)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가 관심을 받을 수록 그런 일이 더 많아질 것 같은데요? 불편하실 수도 있겠어요.
아니요. 저 관심받는 거 좋아해서 괜찮아요. 조용한 관종같달까요.(웃음) 내가 좋아하는 걸 함께하는 사람들이 말 걸어주면 좋죠.


국내 최초 게임 유저 다큐멘터리의 최초

박윤진 감독은 무엇보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일랜시아가 없어질지 몰라서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일랜시아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사람들의 ‘그 시절의 나’를 소환한다. 동시에 박윤진 감독에게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 게임 유저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의 ‘최초’,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항상 생각했어요. 일랜시아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저는 일랜시아 안의 우리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막연한 꿈만 갖고 있었다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졸업작품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거죠. 내가 제일 좋아하고 찍고 싶은 영화를 찍자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지금 일랜시아에 관한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죠. 언제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컸거든요.

일명 ‘망겜'(망한 게임) 일랜시아와 그 안에 남은 사람들. 굉장히 신선한 소재인데,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학교에선 반응이….(웃음) 처음 기획안을 교수님께 가져갔을 때 이런 얘길 해주셨어요. “기획도 괜찮고, 네가 애착이 있는 것도 보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관객이 엄청 한정적일 것이다. 나는 안 볼 것 같다. 중장년층 관객은 포기해야 된다.” 힘이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학교를 안 나가고 미디액트(영상미디어센터)에 갔죠.(웃음)  

미디액트에선 다른 반응이었나요?
미디액트 교수님들은 정말 좋아해주셨어요. 책을 써보라는 제안도 받았고요. 오히려 제 기획보다 더 깊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길 바라셨어요. 이 이야기의 가능성을 좋게 봐주셨던 거죠.

[인 게임 인터뷰] 어서와요. 방치된 숲 일랜시아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네. 영화 공개 전부터 제게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어떤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요?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거나, 인터넷에서 이슈가 된 것도 그렇고요. 일랜시아에 사람들이 조금씩 더 들어오는 것 같아요. 영화 소식 듣고 왔다는 분들도 계시고, 각종 커뮤니티에 영화 관련 댓글이 달리는 것도 놀랐습니다. 지난 주엔 일랜시아 개발자를 만났어요.(웃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랜시아를 기억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죠.

10년 째 업데이트도 없는 게임을 지켜온 유저가 개발자를 만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인 게임 인터뷰]에선 ‘들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제가 만난 분이 개발자는 아니고 게임 총괄 담당자인데,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웃음) 예를 들면 BGM의탄생 배경을 질문하면서 제가 상상한 답변은 ‘로렌시아 마을의 분위기는 이렇고, 그래서 이런 음악을 썼다’는 식이었는데 실제 답은  “외주 맡겨서 기억이 안난다.”(웃음) “어빌리티는 왜 이렇게 올리기가 어렵나”라는 질문을 할 때는 “현실에서도 사는 게 힘들잖아요?” 이런 답변을 기대했는데 “게임 내 콘텐츠가 없으니까 (난이도를) 올려버렸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처음 만들 때 일랜시아 게임의 수명을 2~3년으로 예상했다더군요. 저처럼 16년 하는 사람이 나타날줄은 몰랐다고 했어요.(웃음) 

정말 현실적인 답변이군요.
개발자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들은 게임 속에서 계속 의미를 찾고 있다는 점이 좋아요. 오히려 개발자의 의도를 들으면, 그 외엔 모두 틀린 답이 되는 거잖아요. 우리가 상상한 의미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 의도를 찾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개발자 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좀 슬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일랜시아 답잖아요.(웃음) 

앞으로 일랜시아가 어떻게 될 지, 물어보셨나요?
네. 그 분은 이제 넥슨 직원은 아니지만, 아주 현실적인 답을 들었어요. 회사가 어려우면 일랜시아를 접는 것 보다 다른 개발하던 신규 게임을 접는 게 더 빠르고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니 일랜시아가 없어질 일은 없다. 일랜시아는 유지보수에 돈이 거의 안드는 게임이라고요.(웃음)

일랜시아를 접을 이유가 없다는 거군요.
그렇죠. 그리고 일랜시아를 포함해서 클래식 RPG 게임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까제 세 개가 넥슨의 상징적인 게임이기도 하니까요. 한편으로 안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일랜시아가 진짜 돈이 안되는구나 싶었죠.(웃음)


현실과 다른 일랜시아, 현실과 같은 유저

초-중학교 때 일랜시아 전성기를 함께했던 사람들이 어른이 되어 지금도 일랜시아에 남아있다. 현실과 달라서 푹 빠져들었던 일랜시아는 20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그래픽마저.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떨까. 박윤진 감독은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찰했다.

일랜시아 유저 ‘레렐’을 인터뷰하러 직접 찾아간 박윤진 감독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만들고 직접 유저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었나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놀랐던 건, 그들이 추억을 붙들고 일랜시아에 머무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추억 때문에 일랜시아에 남은 사람은 거의 없어요.

그럼 일랜시아에 머무는 다른 이유가 뭘까요?
이미 추억은 초반에 다 회수했고.(웃음) 지금은 매크로만 켜 놓고 있어도 재밌다는 거죠. 왜 그게 재미있을까 역으로 추적해보니, 우리의 현실과 일랜시아가 연결되더군요. 지금 우리의 현실은 노력한다고 다 성과를 얻는 게 아니잖아요. 이미 출발선이 다른 상태랄까요. 하지만 일랜시아 안에서는 매크로만 있으면 다 할 수 있거든요. 모두가 평등하죠. 일랜시아에 남은 유저들은 대부분 20대거든요. 현실에서 결핍감을 느끼는 우리 청년 세대가 일랜시아에 여전히 머무는 거죠.

가상 세계에서 성과를 내는 즐거움이라면, 새로운 최신 게임에서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최신 게임들은 게임 안에도 현실의 빈부격차가 그대로 옮겨진 경우가 많아요. 게임에 돈을 많이 쓰면 그 안에서 힘을 갖게 되죠. 하지만 일랜시아에는 돈이 있다고 최고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게임에서조차 새로운 룰을 배우고,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과정이 피곤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군요.
맞아요. 그런 점도 있죠. 다른 게임에 열정을 쏟을 여유가 없기도 하요.

이 영화를 통해 박윤진 감독이 관객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나요?
처음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일랜시아 세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보고 싶었어요. 요즘 우리들에겐 ‘우리의 세상을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의지나 희망이 없는 것 같아요. 노력해도 안되는 세상이 된 것 같기도 하고요. 불평은 하지만 대체 세상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나는 왜 이런 상황에 놓인 건지 궁금해하지 않거든요. 그런 모습이 일랜시아 유저로서의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의 나와 일랜시아 유저의 공통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신다면요?
“일랜시아, 맨날 그렇지뭐” 하면서도 넥슨에 찾아가는 유저는 없거든요. 그저 게임 안에서 한탄만 하죠. 저는 그게 좀 답답했어요. ‘팅버그’ 때도 그랬죠.(팅버그: 특정 캐릭터를 만나면 게임이 종료되는 현상. 일랜시아에선 2019년 10월부터 게임의 버그를 이용한 악성 유저가 나타나 만나는 유저들의 게임을 종료시키기 시작했다) 다들 팅버그 캐릭터를 피해다니면서 플레이를 한단 말이에요. 그 원인을 없앨 생각은 안하죠. 다큐에 아주 강하게 메시지를 담진 않았지만, 이 다큐를 보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우리로 인해 바뀔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박윤진 감독님은 일랜시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현실에서도 내 일상을 침해하는 무언가에 맞서 행동하는 성격인가요?
아니요. 그래서 놀랐어요. 사실 지금까지 현실에서 불편과 부당함, 불평등함, 결핍 등을 느낄 때 한번도 직접 움직인 적이 없었어요. 생각도 안했어요. 그냥 사는 거죠. 우리가 뭘 어떻게 하겠어? 라는 생각도 있고요. 그런데 일랜시아가 내 삶에서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손놓고 아무 것도 안하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았어요. 한번 게임회사에 찾아가보기라도 하자.

현실에서도 그렇죠. 일상을 침해 당해도, 이대로도 괜찮잖아? 그냥 이대로 살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도 그게 다큐를 만들면서 고민이 되서, 잠시 촬영을 멈추기도 했어요. 그러다 아스가르드 게임 유저를 만났는데, 그 분 이야기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유저가 적고, 우리들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꼭 해결해야 하는 건 해결해야 한다. 넥슨을 만나는 걸 반대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난 지금도 그냥저냥 잘 하고 있는데, 왜 굳이 일을 만드냐. 괜히 넥슨 눈에 띄었다가 ‘귀찮은데 그냥 게임 없앨까?’라고 하면 어쩌냐, 관리해준다고 매크로부터 없애면 어쩌냐 등등. 그러다가 팅버그가 결정적이었죠.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접속할 수가 없는 거예요. 최소한 ‘접속’은 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아무도 게임에 못들어가게 됐고, 나라도 가서 버그를 고쳐달라고 해야겠다.

그렇게 게임 회사를 찾아갔나요?
네. 유저 상담실에 가면, 어떤 게임 때문에 왔는지 적고 닉네임도 다 적어야 해요. ‘일랜시아’라고 써놓고는, 상담자분이 이 게임을 알까? 싶은 생각이.. (웃음) 병원 진단서 내듯이 서류를 내고, 30분 정도 대기해야 해요. 그것도 꼭 병원 같죠. 그런데 상담원 분이 상황을 잘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 분이 “일랜시아는 우리 회사 게임이다. 이런 비매너 유저는 우리 회사도 원치 않는다. 꼭 고쳐주겠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믿음직 스러웠어요.(웃음)

그리고 이틀 만에 문제가 해결됐죠?
네. 고마우면서도 발끈했죠. 이렇게 금방 해결할 수 있는데, 왜 지금까지 안해준 거지!(웃음) 좀 허무했어요. 진작 움직일 걸. 그래도 감사하고 다행이었죠. 그때 처음으로 소통에 관해 생각했어요. 소위 일랜시아 유저들은 넥슨에 애증이 있죠. 게임을 만들어놓고 방치했다고 욕도 하고. 하지만 서로 상황을 모른 것 뿐일 수도 있겠다. 서로 상황을 터놓고 대화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겠구나.


일랜시아의 끝이 아닌 에필로그

게임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내언니전지현과 나> 덕분에 일랜시아의 끝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많아졌다. 엔딩을 말하기 전 16년 동안 일명 고인물로 살아온 [내언니전지현]으로서 그려보는 일랜시아 에필로그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여기에 더해 본체 ‘박윤진 감독’의 다음 목표도 들을 수 있었다.

한번 더 게임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는 박윤진 감독. 다큐멘터리 작업 방식이 자신과 잘 맞는다고 했다.

감독님이 그리는 일랜시아의 ‘에필로그’가 있나요?
일랜시아 업데이트를 바라진 않아요. 현실적으로 일랜시아가 다 만들어지지 않았잖아요. 그게 다 만들어진 세계에서 우리가 한번이라도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거. 아직 안풀려진 비밀들이 정말 많거든요. 

조금은 이른 질문일 수도 있는데, 생각해두신 차기작이 있나요?
게임 다큐멘터리를 한 번 더 찍어보고 싶어요. 이 작품을 만들면서 다큐멘터리가 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큐는 인터뷰하면서 인터뷰하면서 방향이 달라지고, 고민하면서 잠깐 멈추기도 했었고. 완성하는 재미가 정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진짜 벌어진 일들이기도 하고. 편집하면서 맥락을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고. 작업방식이 잘 맞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단기적인 목표는 <내언니전지현과 나> 다큐를 최대한 많이 상영하고 싶어요. 그러기위해 노력할거고. 유저들한테 기사가 뜬다거나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게 우리가 뭘 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방 상영회도 해보고 싶어요. 지방에 계시는 일랜시아 유저들이 영화를 못 봐서 아쉬워 하시더라고요.

이번 다큐를 보고 한번 다시한번 일랜시아 들어가볼까 하는 사람들을 향해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현실적으로! 이 게임은 방치가 오래되다 보니까 이 안에서 사람들만이 만든 룰이 되게 많아요. 어떻게 하면 편리하다-재미있다 이런 내용들이 다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카페에 들어와서 한번쯤 공지를 읽고 게임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오히려 그냥 게임에 추억하려고 들어오면 이게뭐야 실망만 하고 나가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영화에 너무 큰 기대를 하실까봐 부담이 커요.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진 에디터

재미에도 안목이 있다. <더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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