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 스크린

“이제 카메라 뒤에 서고 싶다”

장국영의 마지막 내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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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情所困無心戀愛世. 마음이 피곤하여 더 이상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 떠나버린 그 사람을 우린 지금도 그리워합니다. ‘장국영’이란 세 글자가 세상에 떠오르는 순간부터 세상에서 떠나간 순간까지, <스크린>은 그의 발자취를 기록했습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2020) 5월 1일(금) 개봉을 맞아 <패왕별희>(1993) 그리고 장국영을 다시 만납니다. 편집자 주


지난 7월21일 ‘아시아의 연인’ 장국영이 <성월동화>의 홍보를 위해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성월동화>는 사랑의 상처를 가진 두 남녀의 운명적 만남을 감각적 영상과 음악으로 담아낸 새로운 느낌의 러브스토리. 장국영은 1인2역의 역할을 소화하며 감성적인 표정 연기로 홍콩 최고의 멜로 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소년 같은 순수함을 지닌 장국영을 인터뷰했다.

이 영화에서 1인 2역을 맡고 있다. 두 인물이 다른 모습으로 보이도록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겉모습부터 ‘다츠야’와 ‘가보’가 다르게 비춰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두 인물은 언행이나 태도, 모습 등이 서로 상반된 캐릭터인데, 그 부분을 부각시키려고 의상이나 외모, 심지어 감정 처리까지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나?

물론 쉽지 않았다. 다행히 일본인 친구몇명이 도와줬다. 그들이 말하는 어투나 행동, 습관 등을 보고 배우면서 다츠야 역할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문제는 언어였다. 이건 타카코 타키와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타카코도 광동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출연했다. 아무래도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인기가 있는 만큼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올 것 같다. 무척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 과거에 비해 시나리오를 고르는 데 무척 신중해졌다. 특히 지금 홍콩에서는 일년에 몇십 편밖에 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올 연말에는 내가 직접 감독하는 영화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기준이 엄격해졌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예술영화만을 고집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관객들이 봤을 때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싶고, 또 그런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성월동화>를 보면 무척 매력적이다. 젊음을 유지하는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그런 건 없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낙천적인 성격도 한몫할 것 같고. 아무튼 젊게 봐주다니 고맙다(웃음). 

가보 역이 지금껏 당신이 연기한 인물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가보는 남자답고 비관적이며 유랑자 같은 느낌을 주는 인물이다. 스타일이나 액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새로웠다. 금발로 나온 것도 처음이다.

이인항 감독과는 호흡이 잘 맞았나?

잘 맞았던 것 같다. 얘기가 잘 통했다. 촬영할 때 내가 특별히 요구할 게 없을 정도로 훌륭한 영상을 만들었다. 이인항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특히 타카코가 광동어 연기를 할 때 대사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내가 직접 그 부분을 고치기도 했다.

타카코 토키와는 영화 속에서 무척 매력적이다. 연기 대선배로서 타카코의 연기력을 평한다면?

타카코는 일본에서 주로 TV 탤런트로 활동해 왔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영화 스타일보다는 드라마 스타일에 맞는 연기를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영화 연기 스타일에 금방 적응했다. 참 총명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배우가될것이라 확신한다.

타카코와 베드신도 촬영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베드신을 찍는 날 무척 더웠다. 몸을 밀착시키면 땀이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였다. 다행히 타카코가 내 리드에 잘 따라주었고, 별로 민망스럽지 않게 찍을 수 있었다(웃음).

락레코드에서 유니버설사로 소속 음반사를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서 그랬다. 그리고 내가 차린 음반 프로덕션을 잘 뒷받침해줄 것 같아 유니버설로 옮겼다.

© 스크린

차기작인 장지량 감독의 영화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제목이<유성어>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남자가 주식이 폭락하면서 실직하게 되고, 생계 문제로 6살소년을 입양하게 된다. 이때부터 벌어지는 두 부자의 소소한 생활을 담고 있는 따뜻한 영화다. 여기서는<성월동화>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최근 홍콩에서는 불법 복제VCD를 추방하자는 대대적인 결의대회가 있었다.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가?

정말 비관적이고 슬픈 일이다. 불법 복제 VCD가 홍콩 연예계 전체를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관객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보다 값싼 VCD로 본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모두 빠져나갔다. 그 심각성은 갈수록 더하다.

올 겨울에 직접 연출하는 영화는 어떤 내용인가?

지금으로서는 러브스토리라는 얘기밖에 못 한다. 홍콩에서 유명 스타가 된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지금 시나리오 작업중이다. 더 자세히 얘기할 수도 있지만 보안 문제로 더이상 얘기하기 어렵다. 이해해주길 바란다.

다른 스타들처럼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없다. 미국에서는 내가 설 땅이, 내가 얘기할 수 있는 힘이 적다고 생각한다. 특히 할리우드는 아시아 사람들을 모르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들을 봐라. 대부분이 홍콩 마피아나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는 인물들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성룡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그만큼 아시아 배우가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입지를 갖는다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하고 싶은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맡았다 하더라도 축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꼬려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주윤발이 주연한 영화(<커럽터>)를 봐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 연기 영역을 갖고있는 아시아에서 더 열심히 활동하는 편이 낫다.

2000년 1월1일에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

아마 콘서트에 참가할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그날은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 될 것이다. 홍콩에서 이를 기념하는 대형 콘서트가열릴 예정인데, 이미 그 자리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스크린> 1999년 8월 호 | 취재  서은희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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