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목이 말라서 꾸는 꿈은 행복이 아니에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This post is last updated 61 days ago.

재미에 안목을 더하는 시간, 스포 없이 더 재미있는 스크린 이야기 [살롱 드 스포금지]입니다. 89회는 첫 장편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와 함께합니다.


박편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보면서 ‘김초희 감독이 강말금 배우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 찬실이 좋아하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속 주인공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새롭고 정말 아름다운 강말금 배우의 얼굴을 만나서 기뻤습니다.

강말금 배우 감독님이 제게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나 같은 사람이 배우 해도 되겠나’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 그럴 때, 감독님이 제게 해주신 얘기가 있어서 제가 글로 적어봤습니다.

당신은 얼굴이 좋다. 배우를 계속 하라.

배우는 특별한 직업이다. 당신이 세상을 떠나도, 당신의 얼굴은 남아서 세상 사람들에게 선물을 준다.

마치 좋은 날씨가 공짜로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처럼.

김초희 감독 저는 배우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힘든 직업이기도 하고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숙명적으로 배우의 운명을 걸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스크린 밖의 그 사람의 삶이 함축되어 있다가, 카메라 앞에서 폭발하는 거예요. 그만큼 연기를 하지 않는 시간에 어떻게 살았는가, 그것이 사람 속에 남아서 표현되는 직업이라서 굉장히 매력적이죠.

그 직업이 아름다운 것은 그냥 마냥 행복하게 살아서만은 그런 울림을 줄 수가 없다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닥쳤던 불행과 그것을 통과해 온 강인함이 다 섞여서, 어느 날 화면에서 나타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죽어서도 남죠. 배우들은 살아서. 감독이 아무리 영화를 잘 만들어도, 그걸 표현해 내는 건 배우니까요. 배우님, 절대 배우 포기하지 마십시오.

박편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이는 김초희 감독 삶의 조각에 영화적인 살을 붙여 완성한 캐릭터 같습니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영화’라는 일에 관해 한번 더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김초희 감독 삶이 무엇인지를 궁금해 하고, 그 안에 일이 들어와야 그 일이 의미가 있고 행복한 건데. 그 간단한 진리를 제가 몰랐던 겁니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제가 멈춰 서서 그런 질문을 던져볼 기회를 맞이하게 된 건, 그것이 어른들이 말하는 ‘전화위복’이 아닌가.

인생이 정말 계획대로 안 되거든요. 그럼 계획대로 안 될 때마다 주저 앉을 겁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이왕이면 행복할 이유와 권리가 있죠. 누구든지. 저는 그걸 알고 있고, 그게 맞다는 걸 실천해보이면서 살고 싶어요. 이왕이면 영화를 만들면서 열심히 살 건데, 영화 일이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저는 그날 하루를 열심히 살아서 행복하게 살 겁니다.

박편 저는 김초희 감독님이 ‘별 것 아닌 우리 삶에서 누구라도 행복할 수 있다’ 이야기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영화를 만드실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김초희 감독 그러면 앞으로 지켜보기로 해요~(일동 웃음)

  • 영화 밖에 모르고 살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왜 그레 일만 하고 살았을꼬.” 후회해 봐야 답 없는 찬실이(강말금)가 결국 자신의 힘으로 다시 사랑하는 것들을 품고 일어섭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가 활기찬 목소리로 따스한 삶의 긍정을 나누는 [살롱 드 스포금지]를 함께 들어보시죠.

오디오 무비 바로 듣기

살롱 드 스포금지 89회 <찬실이는 복도 많지> with 김초희 감독, 강말금 배우

재미에도 안목이 있다. <더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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